'무늬만 프리랜서'의 억울한 휴가 이야기
아는 후배 중에 IT 스타트업에서 프리랜서 개발자로 일하는 친구가 있다. 하루는 내게 전화를 걸어 하소연을 했다. "형, 나 다음 달에 사흘 정도 쉬려고 하니까 PM이 프리랜서는 일한 날만큼만 돈 받아 가거나 쉬면 계약 연장에 불리할 수 있다고 눈치를 주네. 우리 같은 사람은 원래 연차가 없어?" 결론부터 말하자면, 계약서의 형식보다 '실질적인 근로 형태'가 중요하다.
근로자성이 인정되면 법적 권리도 따라온다
계약서 제목이 '용역 계약서'나 '위임 계약서'이고 3.3% 원천징수 세금을 떼는 프리랜서라 할지라도, 상사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며 매일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했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근로자성이 인정된다고 바로 15일이 나오는 건 아니다.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 주 15시간 이상 근무 같은 적용 요건을 충족해야 연차휴가가 발생한다. 이 요건을 채우는 1년 미만 기간제 계약직이라면, 1개월 개근 시 1일씩 최대 11일의 연차가 생긴다. 2년 계약직이라면 첫해 11개, 다음 해에 15개의 연차가 법적으로 보장된다.
많은 기업이 프리랜서라는 이름 뒤에 숨어 연차수당이나 휴가 부여를 회피하려 한다. 하지만 매일 아침 회의에 참석하고, 회사 메신저로 실시간 업무 지시를 받으며 일하고 있다면 본인의 권리를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 계약 형태가 무엇이든, 실제로 제공한 노동의 대가와 휴식의 권리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아야 마땅하기 때문이다.